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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열두 달 중에 나는
2월을 제일 좋아한다
우선 그 부족이 좋다
다른 달에 비해, 두세 날이 모자라는
부족에 정이 간다
내 새울 것 없는 그 소박도 마음에 든다.
새해의 들뜸은 1월에 양보하고
봄 입김의 설램은 3월에 넘겨주고
경축일의 붉은 동그라미 하나 없는
검정색뿐인 숫자가 담백하여
달력의 2월을 보면, 토담의 겸손이 생각난다
잎도 꽃도 녹음도 단풍도 없이
입춘과 소한으로 추위에 떠는 가난한 2월
내가 껴안고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달이다
- 유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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